이 노트는 상해 사건 피해자의 상황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피해자는 1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피고인 측 변호인에게서 제안을 받았습니다. 합의금 일부를 지금 지급하고, 나머지는 선고 뒤 몇 달에 걸쳐 나눠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제안을 받은 피해자는 주로 두 가지를 묻습니다. 하나는 아직 받지 않은 돈까지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되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선고가 끝난 뒤 피고인이 남은 돈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이 글은 분할 지급 합의를 단계 순서대로 나누고, 단계마다 기간과 서류, 결정 주체를 밝힙니다. 개별 사건에서 형을 어떻게 정할지는 재판부가 판단하므로, 아래 내용은 절차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1단계: 분할 지급 제안 접수와 검토
기간은 공소가 제기된 뒤부터 1심 선고 전까지입니다. 서류는 피고인 측이 보내는 합의 제안서나 합의서 초안이며, 결정 주체는 피해자 본인입니다. 분할 지급 제안을 받으면 먼저 피고인 측이 왜 전액이 아닌 일부만 먼저 주겠다고 하는지 확인합니다. 다만 제안의 이유가 무엇이든 피해자가 놓이는 구조는 같습니다. 선고 전에 받은 돈은 이미 확보한 돈이지만, 선고 뒤에 받기로 한 돈은 아직 약속일 뿐입니다.
이 구조는 양형과 직접 이어집니다. 형법은 형을 정할 때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도록 정하고 있고, 재판 실무에서는 피해가 실제로 얼마나 회복되었는지를 이 정황의 하나로 함께 검토합니다. 그런데 재판부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선고 시점까지 실제로 지급된 금액과, 앞으로 지급하겠다는 약속의 내용입니다. 약속된 잔금을 이미 지급된 금액과 같은 무게로 평가한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따라서 피해자는 이 차이를 전제로 제안을 검토하고, 잔금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함께 협상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토할 때의 판단 기준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총액 가운데 선고 전에 지급되는 몫이 어느 정도인지입니다. 둘째는 잔금 지급 기간이 선고일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입니다. 셋째는 피고인이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지를 짐작할 자료가 있는지입니다. 확인 절차로는 변호인에게 잔금 확보 방법을 서면으로 물어 답변을 받아 두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고인 측이 형이 정해진 뒤에 나머지를 주겠다고 제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잔금 지급이 선고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처럼 읽히지 않도록, 선고 결과와 관계없이 지급 의무를 진다는 문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2단계: 합의서 작성과 문구 정리
기간은 합의가 이루어진 시점부터 법원에 제출하기 전까지이고, 서류는 피해자와 피고인이 함께 서명한 합의서입니다. 결정 주체는 합의 당사자인 피해자와 피고인입니다. 분할 지급 합의서에는 일시금 합의서보다 적어야 할 항목이 많습니다. 돈을 나눠 받는 만큼, 이미 받은 돈과 앞으로 받을 돈이 서류에서 섞이지 않도록 정리해야 합니다.
- 총 합의금액과, 합의서 작성일까지 실제로 받은 금액을 따로 적습니다.
- 남은 금액은 회차별 지급일, 회차별 금액, 입금 계좌로 나누어 적습니다.
- 한 번이라도 지급하지 않으면 남은 금액 전부를 한꺼번에 갚아야 한다는 조항을 넣을지 검토합니다.
- 피고인 외에 가족 등이 지급을 함께 책임지는 경우에는 그 사람의 서명과 인적 사항을 받습니다.
-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을지, 넣는다면 어느 시점에 낼지를 따로 판단합니다.
마지막 항목은 신중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처벌불원 의사는 한 번 밝히면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또 잔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그 의사를 거둬들인다는 식의 조건을 붙여도 그 효과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분할 지급 합의에서는 피해 회복에 관한 부분과 처벌 의사에 관한 부분을 나누어 판단하는 편이 피해자에게 안전합니다. 잔금을 다 받을 때까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서명하기 전에는 몇 가지를 대조해 확인합니다. 회차별 금액을 모두 더한 값이 잔금과 맞는지, 이미 받았다고 적은 금액이 실제 입금 내역과 맞는지, 서명한 사람의 인적 사항이 신분증과 맞는지를 살핍니다. 흔히 문제가 되는 예는 나머지 금액을 형편이 되는 대로 지급한다는 문구입니다. 이런 문구는 지급일과 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나중에 미지급 여부를 따지기도 어렵고 다음 단계에서 집행할 수 있는 내용으로 옮기기도 어렵습니다.
3단계: 법원 제출과 형사소송상 화해 신청
기간은 1심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입니다. 서류는 합의서 사본과, 원하는 경우 형사소송상 화해 신청서입니다. 결정 주체는 해당 사건을 맡은 재판부입니다. 합의서는 보통 피고인 측이 양형 자료로 제출합니다. 피해자도 의견서와 함께 합의서를 제출하여, 실제로 받은 금액과 잔금 일정을 재판부에 직접 알릴 수 있습니다.
분할 지급 합의에서 특히 살펴볼 제도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의 형사소송상 화해입니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민사상 다툼에 관해 합의했다면, 두 사람은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1심 또는 2심 법원에 그 합의 내용을 공판조서에 기재해 달라고 공동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서면으로 합니다. 합의 내용이 공판조서에 기재되면 민사소송의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그러면 피해자는 잔금이 들어오지 않을 때 따로 민사소송을 거치지 않고 강제집행 절차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피고인의 채무를 보증하기로 했다면 그 사람도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같은 법은 일정한 범죄에 대해 배상명령 제도도 두고 있으며, 상해죄도 그 대상에 들어갑니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손해배상액에 대해서도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신청 기한은 1심 또는 2심 공판의 변론이 끝날 때까지입니다.
두 제도 중 무엇을 이용할지는 피고인이 협조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형사소송상 화해는 공동 신청이므로 피고인이 응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이때는 피해자가 혼자 신청할 수 있는 배상명령을 검토합니다. 확인 절차로는 다음 공판기일과 변론 종결 예정 시점을 재판부나 담당 검사 쪽에 미리 확인해 두어, 신청 기한을 넘기지 않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피고인 측이 합의서 제출에는 동의하면서 화해 신청에는 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피해자는 의견서에 그 사정을 적어, 잔금 약속에 강제할 장치가 없다는 점을 재판부에 알릴 수 있습니다.
4단계: 선고와 양형 반영
기간은 선고기일이고, 서류는 판결문입니다. 결정 주체는 재판부이며, 양형은 재판부가 판단하는 영역입니다. 재판부는 선고 시점까지 제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형을 정합니다. 분할 지급 합의라면 이미 지급된 금액, 잔금 약속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그 약속을 강제할 장치가 마련되었는지가 함께 기록에 남습니다. 3단계에서 형사소송상 화해나 배상명령을 거쳤다면, 잔금이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집행할 수 있는 채무라는 점도 기록으로 확인됩니다.
피해자가 알아 둘 점은 선고 뒤에 생긴 사정이 그 판결에 다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선고 뒤 피고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이미 내려진 형이 그 이유로 저절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형사판결에 대한 항소 기간은 선고일부터 7일이며, 피해자는 스스로 항소할 수 없고 검사에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분할 지급 합의에서는 선고 전 단계에서 잔금 확보 장치를 갖추었는지가 이후 결과를 좌우합니다.
선고 직후에는 두 가지를 확인합니다. 하나는 배상명령을 신청했다면 그 신청이 받아들여졌는지, 받아들여졌다면 금액과 지급 방법이 어떻게 정해졌는지입니다. 다른 하나는 형사소송상 화해를 신청했다면 그 내용이 공판조서에 기재되었는지입니다. 이 확인이 끝나야 5단계에서 어떤 수단을 쓸지 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상명령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피해자는 그 사정을 전제로 합의서만으로 잔금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습니다.
5단계: 선고 뒤 잔금 관리와 미지급 대응
기간은 합의서에 정한 마지막 지급일까지이고, 서류는 입금 내역과 3단계에서 확보한 공판조서 또는 배상명령 결정문입니다. 결정 주체는 집행을 신청하는 피해자와 그 신청을 심사하는 집행법원입니다. 회차별 입금일과 금액을 기록해 두면 미지급이 생겼을 때 남은 금액을 정확히 특정할 수 있습니다. 대응 수단은 3단계에서 무엇을 확보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그 차이는 아래와 같이 정리됩니다.
- 당사자가 서명한 합의서만 있는 경우: 합의서는 증거가 되지만 그것만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는 없으므로, 민사소송을 거쳐 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 형사소송상 화해가 공판조서에 기재된 경우: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어, 집행문을 받아 강제집행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 배상명령이 내려진 경우: 배상명령이 기재된 판결문으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지급일이 지났는데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먼저 피고인과 지급을 함께 책임지기로 한 사람에게 미지급 사실과 남은 금액을 서면으로 알리고 그 기록을 보관합니다. 합의서에 한 번이라도 지급하지 않으면 남은 금액을 한꺼번에 갚는다는 조항이 있다면, 남은 회차를 기다리지 않고 잔금 전부를 기준으로 대응 수단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런 조항이 없다면 지급일이 이미 지난 회차의 금액부터 따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절차를 혼자 진행하기 어렵다면 공적 지원 창구를 함께 확인합니다. 법무부 피해자 지원 안내에서는 범죄피해자가 이용할 수 있는 경제적 지원과 법률 지원 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정폭력, 성폭력, 스토킹 등 여성폭력 피해에 해당하는 사건이라면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안내하는 상담과 법률 지원 연계 정보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노트는 특정 합의 금액이나 조건을 권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문구와 신청 시점은 사건 기록을 검토한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여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